생각나는대로
역겹다...니....
우연히.. 유튜브에서 초고도비만으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어떤 사람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모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었던 내용...
이름이 재욱.. 님이라 했던가.. 80세 노모께서 손발이 되어 보살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태에 있었다.. 방송일자가 2013년이고.. 당시 나이가 49세라 했으니.. 나보다는 한참 형님뻘이신 분인데... 11년 전 방송분을 나는 이제야 보게 된 것.. ㅡ,.ㅡ
1968년 만 4세 무렵.. 살던 동네에서 그 또래 아이들 12명에게 뇌수막염이 집단 발병하였고.. 모 수녀님들이 관리하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혼자만 살아 남아 퇴원할 수 있었다 한다. 다만, 그 후유증으로 정신지체 장애를 얻어 정신연령 5~6세에 머무는 정도.... 150kg에 육박하는 몸무게 때문에.. 자유로이 움직이지도.. 스스로 옷을 입지도.. 못하는... 의외였던게.. 하루 음식 섭취량이 정상인 권장 칼로리에 한참 못 미치는데도 초고도비만이었다는 것...
나중에 촬영진들의 도움으로 모 병원에 내원하여 검진한 바, 10대에서 20대 시절까지 이르는 동안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체질이 유전적 변화를 일으켜 적게 먹어도 비만으로 발전하게 된 유형이라고 한다...
초고도비만의 영향으로.. 내용을 모르는 누군가든 처음 본다면 눈살을 찌부릴 수 밖에 없는 모습이긴 했는데... ... 원래의 진짜 연령에 불구하고.. 워낙에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모습에... 가슴이 찡.... 해 왔었다...
촬영진의 도움으로 그의 일생일대 소원이던 동물원을 구경하던 날... 까르르르..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아울러 거대한 코끼리를 보고서는.. 자기와 함께 자기집에 가자고.. 나랑 놀자고... 나는 친구가 없다고... 큰소리로 부르는 장면에서는... 코 끝이 찡해 올 수 밖에 없었다...
뒤늦게 십여년 전 영상을 보면서.. 보는 내내.. 마음속이 심란해 옴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태어나서... 이제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할 3~4세 나이에 집단 발병한 바이러스 성 질병의 피해자가 되어 그 후유증으로 정신지체를 얻고... 병든 남편의 수발을 위해 생업전선에서 바빴던 엄마의 보살핌에서 다소 벗어 나 있었다는 사유로.. 유전적 변형에 의한 초고도비만 증상을 얻고... 그 결과 40여년 넘는 세월을 짓무르고... 욕창이 생기고.. 때로는 한껏 부어 오르는 팔다리의 통증으로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 모습으로 그렇게 살아온 사람.... 그가 먹고 싶다던 김밥을 사기위해 꼬부라진 허리로 왕복 1시간 길을 걸어 시장에 간 80고령의 엄마를 찾아.. 창문 밖으로 내다보며.. "엄마 빨리와.. 아파.." 라고 내어 뱉는 그의 혼잣말이.. 왜인지 충격으로 내 머리에 각인되어.. 한참 동안을 머리 속에서... 메아리 쳤었다...
태어나서.. 누구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누군가에게 돌팔매질 한 번..한 적이 없는 사람... 그냥 5세 정도의 정신연령으로.. 꾀도 없고... 해꼬지 한번 한 적 없는 사람인데..... .... 그저 가슴이 먹먹했다...
누구는 그에게 역겹다 했다.. 영상의 댓글에 달린 '역겹다'는 표현에 수백 개의 반박댓글이 실리긴 했지만... 사실 그 실체는 이 영상을 보고있는 우리들 중 누구보다도 더 천사의 실체에 가까울 그 이건만... 누구는 그를 보고 '역겨워 보인다'..라는 표현을 했다... 수백개의 반박 댓글들 중 하나처럼 감정이입된 내 마음속에서도 역겹다던 그 불명의 누군가를 향한 분노가 일어났지만... .. 대뜸 겉모습만 보고 역겹다.. 내뱉는 인간의 천박함이..... 두 번 째 충격이 되어.. 그 만큼의 부끄러움도.. 동시에 밀려왔었다...
아들이 먼저 죽고 자신은 그 다음날 가고 싶다 하시던 80노모와.. 그 아들의 그 후 근황은 어떠한가.. 궁금했었는데... 얼마안가 댓글들 속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방송 후 5년이 흐른 즈음.. 아들은 숨을 거두었으며.. 이에 요양원으로 입소했던 노모도 몇 달 안있어.. 영면에 드셨다고....
어제 오늘... 이 모자의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살아서 세상에.. 또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한 번 조차 한적 없던.. 그저 아이의 영혼을 가졌던 이는 누군가에게는 역겹다 소리를 듣다가.. 그 고통스런 삶이 마감되었는데....
역겹..다...라... 역겹다고?.... 역겹..다..니..... 타인의 처참했던 비극마저 손가락 놀림 몇 개로 역겹다고 말하고... 자신은 아니라는 듯 웃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세상의 부조리도.. 이런 부조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동족을 죽이는 동물은 흔치 않은데.. 하물며.. 그저 장난으로 동족을 죽이는 동물은 진짜... 볼 수 없을텐데..... 인간이 사는 이 동물의 왕국에서는... 타인의 신체를 죽이고... 또 타인의 영혼을 죽이는 일들이 너무도 일상다반사가 되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가장 잔인한 동물은 아닐 수 있지만... 가장 천박한 동물인 동시에 가장 악마에 가까운 동물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진정 추한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조금.. 새로운 자성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다시 한번.. 역겹다며 글을 싸지른 인성에 대해 되새겨 보게도 되었다.. 누군가의 명복(?)을 빌어야 한다면... 바로 그 값싼 인성에 대해서 빌어보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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